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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방송] 광주고려인마을 한글문학기획전, 선봉·레닌기치·고려일보로 이어진 한글문학 생애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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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월곡고려인문화관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25회   작성일Date 25-07-20 15:34

    본문

    [고려방송] 광주고려인마을 한글문학기획전, 선봉·레닌기치·고려일보로 이어진 한글문학 생애

    -펜 하나로 조국을 품은 이들의 눈물겨운 기록
    -강제이주의 슬픔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문학의 불씨
    -언어를 잃은 자들의 이야기, 글로 남은 고향

    광주 고려인마을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디아스포라의 고통을 문학으로 써 내려간 고려인 작가들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특별한 전시를 열고 있다.

    20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번 ‘고려인 한글문학 기획전’은 지난 3월부터 고려인문화관(관장 김병학)에서 진행 중이며, 망명과 억압, 강제이주의 상처를  담은 고려인 시인과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단지 과거의 문학을 되새기는 자리가 아니다. 그것은 곧, 말을 잃지 않기 위해 펜을 든 사람들, 그리고 사라져가는 언어 속에서도 역사를 지키고자 했던 공동체의 눈물겨운 기록이다. 그 중심에는 세 개의 신문이 있다.<선봉>에서 시작해 <레닌기치>, <고려일보>로 이어진 문학의 계보. 그것은 곧 고려인 문학의 생명선이었다.

    1923년 연해주의 고려인들은 최초의 한글 신문 <선봉>을 창간했다. 단순한 소식지에 머물지 않고, 문예부를 통해 시와 소설, 평론을 담으며 문학의 씨앗을 뿌렸다. 1934년에는 조명희가 중심이 되어 문학선집 <로력자의 고향>을 출간하면서 고려인문학은 그 싹을 틔웠다. 조국을 떠나 이국땅에서 써내려간 그들의 작품엔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꺼지지 않은 민족의식과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1937년, 스탈린 정권에 의해 고려인들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었다. 조명희를 포함한 수많은 지식인과 문화기관이 사라졌고, <선봉>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1938년, 카자흐스탄에서 다시 태어난 한글 신문, <레닌기치>. 그것은 고려인문학의 두 번째 심장이었다.

    검열과 차별, 언어 쇠퇴 속에서도 52년간 1만 1,878호를 발행하며 시 2,600편, 소설 200여 편, 수백 편의 아동문학과 평론을 담아냈다. 이 신문은 400여 명이 넘는 작가에게 발표의 공간을 열어주며, 문학을 통한 생존의 길을 열었다.

    그러나 세월의 풍화는 냉혹했다. 모국어를 사용하는 세대는 점점 줄었고, 1990년 12월, 평론가 정상진의 ‘독자들과의 작별’이라는 글을 끝으로 <레닌기치>는 문을 닫았다. 그날은 고려인 한글문학의 종언을 상징하는 날이 되었다.

    하지만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었다. 1991년, <레닌기치>는 ‘고려일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비록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갖진 못했지만, 잊혀져가던 모국어를 지키려는 마지막 노력의 등불이 되었다. 그 이름은 바뀌었어도, 그 신문의 심장은 여전히 같은 꿈을 품고 있었다.

    오늘 우리는 고려인문화관에서 그들의 흔적을 다시 마주할 수 있다. <선봉>은 문학의 씨앗이었고, <레닌기치>는 그 꽃이었으며, <고려일보>는 그 향기를 잃지 않으려는 마지막 노력이었다. 고려인마을은 이번 기획전시를 통해, 단지 문학의 역사가 아니라, 언어로 민족 정체성을 지키려 했던 고려인의 고투를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고려인마을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오는 8월 15일 광복절, 봉오동 전투를 재현하는 역사퍼포먼스를 포함한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통해 잊혀진 고려인 선조들의 삶과 투쟁을 다시금 조명할 예정이다.

    말이 사라지면 기억도 사라진다. 그러나 한글로 써내려간 이들의 기록은, 오늘날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 그 문학은 지금, 우리가 잊지 않는 한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사진 설명: 광주 고려인마을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디아스포라의 고통을 문학으로 써 내려간 고려인 작가들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특별한 전시를 열고 있다. / 사진 제공: 고려인마을

    고려방송: 양나탈리아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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